작가 인터뷰

인터뷰 : 《1인 출판사 차리고 꾸려가는 법》의 엄혜경 작가님 인터뷰

2025-09-15
책으로 세상과 소통하다: 엄혜경의 1인 출판 이야기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기까지, 1인 출판사는 기획·편집·디자인·인쇄·유통·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을 홀로 감당해야 합니다. 그 길은 낭만보다 현실에 가깝고, 때로는 버겁지만 동시에 무척 보람차기도 하지요. 《1인 출판사 차리고 꾸려가는 법》은 애드앤미디어 엄혜경 대표가 7년간 직접 겪은 시행착오와 생생한 노하우를 담은 실전 안내서입니다. 출판사 설립부터 ISBN 발급, 인쇄 발주, 서점 계약, 손익 계산까지 전 과정을 구체적으로 담았으며, 실제로 활용 가능한 기획서·보도자료·정산서 등의 실무 자료도 함께 제공합니다. 출판을 막연한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줄 책입니다.

Q.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1인 출판사 애드앤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는 엄혜경입니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고, 책에서 많은 것을 얻어 왔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가 궁금하면 책을 먼저 찾고, 종이책에 밑줄을 긋으며 읽고 있어요. 손때 묻은 책은 차마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좋은 작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지식을 '책'이라는 콘텐츠로 만드는 일이 제일 즐겁습니다. 책은 휘발되는 지식, 정보, 감성을 단단하게 엮어 독자에게 전달하는 멋진 작품이지요. 책 한 권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경험의 매력을 여전히 놓지 못하고 있고요. 무엇보다 호기심이 많아서, 새로운 주제를 접할 때마다 '이걸 어떻게 책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부터 떠오릅니다. 결국 이런 호기심이 저를 출판의 길로 이끌었고, 지금까지 이 길을 계속 걸어가게 하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Q. 이번 책, 《1인 출판사 차리고 꾸려가는 법》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 출판을 시작했을 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하는 막막함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때 누군가 옆에서 "이건 이렇게 하면 돼요" 하고 알려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어요. 그 아쉬움이 결국 책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 저처럼 헤매지 않고, 조금 더 단단하게 출판을 이어가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Q. 처음 출판사를 시작하실 때 심정이 어떠셨나요?

사실 저는 출판사를 차릴 줄 몰랐습니다. 제가 강의하던 망고보드를 책으로 만들고 싶어 원고를 써서 여러 출판사에 투고를 했는데, 모두 거절을 당했어요. 그래서 제 책을 만들겠다는 마음 하나로 무작정 시작했어요.

그런데 막상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습니다. 기획, 편집, 디자인, 유통, 마케팅, 회계, 심지어 물류까지 하루아침에 전 분야 실무를 도맡아야 했죠. 막막했고, 외롭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막막함과 시행착오가 바로 이번 책 《1인 출판사 차리고 꾸려가는 법》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Q. 출판사가 그렇게 녹록지 않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인가요?

​서울 열린데이터광장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지역 출판사의 폐업률이 약 30%에 달한다고 합니다. 자영업 평균보다도 높은 수치예요. 판매 부진, 마케팅의 어려움, 고정비 부담, 복잡한 행정과 세무까지… 출판사 대표가 마주하는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출판이 매력적인 일이라고 믿습니다. 한 명의 전문가가 가진 지식을 단단히 다듬고, 가능성 있는 초보 작가가 세상에 빛날 수 있도록 돕는 일, 그 성장을 지켜보는 일은 정말 값진 경험이거든요.

Q. 그럼에도 출판사를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출판사는 대부분의 관계에서 '을'의 위치에 있습니다. 늘 부탁하고, 기다리고, 조율해야 하는 입장이죠. 그래서 속상하고 지칠 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세상에 없는 책을 만들었을 때 만족감, 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며 얻게 되는 새로운 지식과 인사이트, 팀워크가 좋은 협력업체 분들 덕분이었어요.

작가, 디자이너, 편집자, 인쇄소, 물류 파트너들… 책 한 권을 위해 함께 버텨준 분들과 한 권의 책을 완성할 때마다 "사람이 곧 재산이다"라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Q. 대표로서 가장 부담이 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모든 결정을 제가 내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작은 판형 결정부터 출간 시기, 제목, 디자인까지 다 제 몫이에요. 결과가 좋지 않을 때는 후회도 되죠. 하지만 반대로 책이 잘 되었을 때는 그 결정 하나하나가 모여 잘 되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결국 출판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작가님은 책을 ‘특권이 아닌 특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의미를 조금 더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세상 사람들을 '책을 쓴 사람'과 '아직 쓰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어 보게 될 때가 있습니다. 책을 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인정받는 분위기가 있어요. 책은 저자에게는 커리어와 명함이 되고, 독자에게는 깊이 있는 지식과 영감을 줍니다. 그래서 저는 많은 분께 이렇게 말합니다. "자신의 전문성을 책으로 인정받으세요." 이런 저의 설득으로 책을 쓰시고, 그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꾸는 순간을 저는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Q. 출판사 대표로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할 수 있다고 느끼신다고요?

맞습니다. 저는 마흔 중반에 출판사를 시작해 지금은 쉰을 넘겼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느끼는 건데, 출판은 나이가 들수록 더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우선 나이가 드니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집니다. 여러 개성을 가진 작가들과 일하면서 관계에 대한 이해도가 넓어지고, 겸허해져요. 성향이 다른 작가를 잘 지원하고 이끌어야 하는데, 그건 나이가 드니 더 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성장에 대해 폭넓게 생각할 수 있어요. 대학원 때 찾아온 작가님과 미래를 예측하고 함께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지금은 그 분야에서 가장 인정받는 지식인이 되셨거든요. 그 과정을 함께한 것만으로도 보람이 큽니다.

마지막으로 경험이 쌓여서 저만의 '필살기'가 생깁니다. 북 콘서트, 유튜브 영상, 온라인 강의 협업 등 다양한 도전이 쌓여 돈 주고 살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 되었어요. 정년을 넘어도 글을 읽고 책을 만들 수 있는 한 나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1인 출판사는 외로운 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만큼 자유롭고, 성장 가능성도 높아요. 이 책에는 제가 7년간 직접 부딪히며 얻은 실무 팁과 생존 전략을 담았습니다. 저보다 덜 헤매고, 더 단단하게 걸어가셨으면 합니다. 여러분의 손에서 세상에 빛이 되는 좋은 책들이 태어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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